일기723 평범한 금요일 회사동료 K가 오늘 하루 휴가를 냈다. 긴 주말을 앞둔 어제 어째선지 K는 밝아 보이기는커녕 침울하기까지 했는데, 그 이유를 좀 전에 알게 되었다. 오늘은 아들의 생일 (재작년 갑작스럽게 스스로 삶을 마감한). 가까스로 덮어두었던 상처가 다시금 후벼 파지는 날이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오늘은 화창한 가을날씨의 불금일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겐 떠나버린 자식의 생일이며, 또한 안방극장의 오랜 친구 '일용 엄니' 의 작고일이기도 하다. 저마다에게 참으로 다른 의미의 하루다. 이 평범해 보이는 금요일은. 2024. 10. 25. 새 도마 관리는 좀 신경 쓰여도 여전히 나무도마가 좋다. 그 중에서도 올리브나무. 단단하고 물도 잘 안 스며들고 통통 썰 때 느낌도 좋고. 무엇보다도 무늬가...! 🤩낡은 스테이크판과도 작별하고 새로 장만. 작은 도마 지름 25cm, 큰 건 32cm. 꼭 사고 싶은 정사각형 도마도 있는데 그건 품절로 못 사서 아쉽다.오일이랑 컨디셔너 발라뒀다가 며칠 후에 개시해야지. 2024. 10. 21. 짧은 주말, 짧은 가을 이번 가을은 특히나 더 짧고 흐지부지 지나가는 것 같다. 가을이 저어기서부터 걸어오는데, 발끝부터 이미 스르르 사라지며 스쳐가는 느낌이랄지. 날씨가 괜찮으면 바람 쐬러 가려던 계획은 이번 주말에도 실현되지 못했다. 비 뿌리고 스산한 토요일.이번 주말이 마지막 기회라고, 가을을 느끼려면 지금이어야 한다고, 이토록 사방에서 자연이 외치고 있는데.꽃핸들이 달린 민트 자전거. 왠지 메리 포핀스를 닮은 주인일 것 같은.큰 나무 밑에는 낙엽 양탄자 또한 크게, 넓게 깔리는.아직 푸른 잎, 노랗게 절정인 잎, 그리고 누렇게 말라가는 놈. 한 나무 내에서도 각자의 시간은 참으로 제각각. 2024. 10. 20. 가을이 깊어간다 이제야 왔는가 싶더니 어느새 빠르게도 깊어간다.산책 나갔다 목격한,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의 현장.아 그런데...비극적 삼각관계의 시작인가요.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 관중들은 옹기종기 딴 짓에 열중물 마시고 목욕하고...바쁘다 바빠.오직 파파라치 아줌마(본인 ㅋㅋ)만이 앞으로 펼쳐질 비극적 운명의 데스티니를 예감하고 안타까워하는데...아랑곳 없이 가을은 깊어간다소녀의 손에 들린 낙엽 한다발. 2024. 10. 14. 현재 스위스 온라인 서점 좀 전에 들어갔다가 첫화면에 울컥하여 캡처하였다. 절경이고 장관이오...이런 날이 다 오는구먼. 2024. 10. 13. 새로운 시대 출근길 버스를 탈 때 나와 그녀는 늘 일착임. 하여 우리는 제일 맘에 드는 자리에 골라 앉을 수 있음. 그녀는 5열 왼편 창가, 나는 오른편 창가. 늘 같은 곳. 출발 전까지 약 9분을 정차해 있는데 불을 어둑하게 해주는 (쎈쑤 있는) 기사분을 만날 시 제법 꿀잠도 잘 수 있는 시간임. 옷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으면 그 아늑함은 박스 속 냥이들 부럽지 않음. 어느 날 그 남자가 나타남. 못 보던 새로운 사람임. 그의 승차는 매우 공격적임. 사람들이 다 내릴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비집고 올라타곤 함. 글쎄 그 남자가 그녀의 자리를 차지함. 실망한 듯한 그녀는 그 남자 뒷자리로 갔음. 다음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남자는 계속 그 자리에 앉음. 아마도 남자가 휴가를 가지 않는 이상 그녀가 자리를 되찾을.. 2024. 10. 11. 이전 1 2 3 4 5 6 7 8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