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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715

월요일 같지 않은 월요일 일년 중 가장 들뜨는 때가 왔다. 이번주만 일하면 2주 넘는 크리스마스 휴가가 기다리고 있는데다 보너스 + 연봉인상 소식 덕인지 여느 월요일과는 다르게 모두가 활기차 보이는 하루이기도 했다.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도 지난주에 이미 마쳐서 마치 금요일 오후 같았던 월요일. 그래 이런 월요일도 있어야쥐. 사메도 겸사겸사 다녀갔는데, 낯가림을 모르는 특유의 사교성으로 우리회사 동료들과 만담이 늘어져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내가 사메네 회사 잔치에 따라온 사람인 줄 알았을 것 같음. 퐁듀에 라끌렛에...그러잖아도 치즈냄새 가득한 연말시즌인데 지난 주말 프랑스 꼴마르에 갔다가 사메가 부득부득 사 온 치즈 때문에 온 집안에 냄새가 아직까지 진동한다. 퐁듀를 퍽퍽 퍼먹으면서 자기는 스위스 음식 팬이 전혀 아니라고 .. 2022. 1. 16.
Christmas market 外 출퇴근길에 타는 트램 11번이 갑자기 우회를. 첫날에는 무슨 급공사라도 하나 했는데, 다음날에도 가타부타 설명 없이 우회를 하는거다. 몇 분 지연에도 꼭 이유를 말해주곤 하는데 이번엔 웬 일일까 의아해하다 곧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읍내 라인강변에 위치한 호텔이 있는데 그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거임. 커다란 밴이랑 버스도 서 있고.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던 한 여학생에게 무슨 일이냐 물어보니...레알 마드리드 팀이 저기 묵고 있다고 흥분. 2시간 후 FC바젤팀과 경기가 있어서 선수들이 나올 예정이고, 그걸 기다리느라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거였음. 이거였어 이유가...? 트램을 우회하게 한 이유가 겨우 이거?? -,.- 사진 찍어서 사메한테 보내면서 불평했더니 공감은 커녕... 나도 기다리고 있.. 2022. 1. 16.
I will not be dying any more 막연히 말로만 듣던 뭔가를 스스로 체득하게 된다는 건...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요즘 들어 새롭게 체득하게 된 몇 가지: 1. '혈압 올라 뒷골 땡긴다' 라는 거. 와...진짜 딱 맞는 표현이라 감탄했다. -_-;; 10월 초부터 미친 듯 달리고 있는 우리회사.. 그 어느때도 이렇게까지 바쁘고 고단해본 적 없다 싶을 정도로 업무량과 난이도 모든 면에서 매일같이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끊임 없이 full attention / concentration이 요구되고 일하는 꿈까지 날마다 꾸다 보니 어느날 갑자기 진짜 그 뒷골 땡기는 느낌이 확 오는 거였다. 목에서부터 뒤통수까지 찌릿 전기 오르는 느낌 내지는 물줄기가 흐르는 기분. 두통. 시야 흐림. 무서워서 혈압을 재보진 않았는데 어쨌든 다시는 겪고 .. 2022. 1. 16.
무제 오랜만에 제목 없는 포스팅. 당최 뭐라고 제목을 붙여야 할 지 모르게 살고 있는 요즘이다.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하면 커피 한잔과 함께 메일을 확인하는게 내 꿈이지만.. 아 그게 그리 어려운 꿈이란 말인가. 사무실에 들어서기 무섭게 온 몸체를 떨어가며 전화가 울려대고, 컴퓨터 부팅되자마자 쏟아지는 메일에, 찻물을 끓이긴 하지만 마실 타이밍을 놓쳐 몇 번씩 다시 끓이거나 식어서 버리기 일쑤. 내일 사무실에 가면 또 어떤 돌발사안이 기다리고 있을지 가슴이 벌렁거리기까지 하는데...아...이쯤되면 좀 심한 수준 아닌가. 심신을 보한다고 삼계탕을 열심히 끓였는데 국물에 섞인 한약재를 체에 거른다는게 아까운 국물을 개수대에 홀랑 부어버림. 아...멍청하다는 말도 아깝다 스스로에게 어이 없어서 참 나. 첫출근때부터 .. 2022. 1. 16.
Let it go 가을비가 내린다. 젖은 공기냄새를 맡으며 걷노라니 고교시절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터벅터벅 집으로 향하던 그때가 떠오른다. 어떤 이들에겐 천금을 주고라도 돌아가고 싶은 시절일 수도 있겠고, 나를 포함한 또 어떤 이들에겐 졸업날이 그저 신나기만 했던, 그다지 돌아가고 싶진 않은 고교시절이기도 하겠지. 나의 고교시절- 특히 2-3 학년때의 기억은- '수학 두 문제' 라는 한마디로 대변될 수 있을 것 같다. 총 15반이었는데 그 중 11반이 문과, 4반이 이과. 여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과사랑 현상이긴 한데 우리학교의 문제는, 쌤들의 이과편애로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끈질기게 설득하여 이과반에 다 몰아버렸다는 것. 그 결과, 같은 사람이 두 달 연속 이과 1등을 하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상위층이 지나치게 .. 2022. 1. 16.
시몬 너는 안 좋냐 낙엽 밟는 소리가 外 당사자는 물론 모르고 있지만 내 전화로부터 필터링 되어있는 인물이 한 명 있다. 영국회사 매니저 사이먼 (Simon) 이라고- 전화만 했다 하면 내일까지 뭐 해달라 모레까지 뭐도 해달라 급한 요청 투성이에 밥도 못 먹게 꼭 점심시간에 teleconference를 잡는 매너 때문에 우리 보스도 나도 사이먼의 전화를 싫어한다. 처음에는 그의 상냥함과 불쌍한 척에 넘어가 스트레스까지 받아가며 일을 해줬는데 이게 가만 보니 상습적인 거. 그 이후로 필터링을 시행하고 있으나 오늘은 휴대폰으로 전화하는 바람에 실수로 받아버려서...크...또 30분이 휘릭. 시몬 당신은 별로 안 좋은가봐 낙엽 밟는 소리가?? 가을도 좀 느끼고 하면 좋을텐데 휴가도 안 가고 전화만 하네. -_- 휴대폰 번호도 필터링 추가 완료.. -.. 2022.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