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23 Merry Christmas 어제는 미국에서 온 지인의 취리히/베른 구경을 도와주며 하루를 보냈고 오늘은 (아직 시차에 어정쩡하게 적응한 탓에) 새벽부터 일어나 빨래, 청소, 벼르고 별렀던 서랍장 정리 따위를 했다. 그러고 나서 커피를 한 잔 들고 자주 가는 인터넷 카페에서 눈팅을 하는데 '크리스마스에 어쩜 이럴 수가 있죠, 우울해요' 또는 '우리집 크리스마스 파티 구경하세요' 류의 사뭇 양분화된 사연들. 하하. 언제부턴가 기독교 국가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란 뭔가를 해야 하는 특별한 날이 된 듯. 그러고 보니 내겐 초등 5학년-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에 관한 충격적인 비밀폭로가 이루어졌던 ^^ - 이후로는 성탄절은 그다지 의미를 갖지 못했고 특별하게 보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애인이 없었을 때나 있을.. 2021. 11. 21. 휴가 2막 한국에서 2주간의 1차(?)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다. 건강검진, 치과, 미용실, 피부과, 눈썹/아이라인 반영구 메이크업, ^^ 쇼핑, 새 선글라스와 안경 등등 서울에 있는 동안은 그야말로 의료/미용관광을 방불케 하므로 진정한 휴가였다고 보기엔 좀 그렇고, 오늘부터 남아있는 열흘간의 기간이야말로 순수한 휴가라고 해야 할 듯 하다. 금요일밤에 돌아와서, 어제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출근했음. 서울에 가 있는 동안 인천지사 최과장님이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전화하셔가지고서리... ㅠ_ㅠ 숙제 안 하고 노는 듯한 기분. 휴가에, 그것도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출근이라니 억울하긴 하지만 일단 급한 불을 끄는 게 정신건강엔 더 나을 것 같아 사무실행. 두어 시간 바짝 일하고 나니 다행히 일은 잦아들어서 이제는.. 2021. 11. 21. 또다시 12월 2012년은 유난히도 후딱 지나버린 것 같다. '엊그제 같다' 는 표현은 식상해서 웬만하면 쓰고 싶지 않지만 정말 어제 같은데 어떡하나. 히야...빠르다 빨라. 한 해를 마감하는 행사들이 지난주에 다 몰려있던 터라 정신 없는 일주일이었다. 일단, 월-수요일엔 우리회사 각 나라 지사들이 모이는 행사여서 presentation이다 저녁식사다 뭐다 해서 휘릭. 목-금은 연수. 바쁘고도 지루한 날들이었지만 한국지사 분들도 오셔서 모처럼 우리말을 실컷 할 수 있어 좋았던 건 인정. 화룡점정으로 송년회까지 마치고 나니 마침내 일할 시간이 좀 생겼다. 하지만 난 목요일부터 휴가라는 거. 이히히. 사메는 지난주에 이집트로 돌아갔다. 스위스로 돌아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로, 아무튼 결론은 아직도 안 난 상태. 얘기하자면.. 2021. 11. 21. 꿀꿀하면 꿀꿀한대로 라끌렛과 퐁듀가 식탁을 점령하는 때가 왔다. 스위스 대표음식으로서의 지명도는 퐁듀가 한 수 위인 듯 하지만, 실제 현지에서 먹는 빈도는 어쩜 반대일지도. 3년밖에 안 쓴 라끌렛 기계가 벌써 고장이 나서 새로 샀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새 기계로 금년의 첫 라끌렛. 녹여 먹을 치즈와 삶은감자가 기본이고 기호에 따라 버섯이나 기타 채소, 소시지 등등 곁들이면 되는데 라끌렛을 먹는 매력은 역시 다른 반찬을 안해도 된다는 점이기 때문에 (씨익) 난 언제나 최소한으로 먹곤 한다. 기계 선전용으로 홈페이지에 화려하게 나와 있는 사진 (위) 과 실제 나의 식탁 (아래). 같은 기계 맞나 싶네. 히히. 밖은 춥고, 안에서는 치즈가 보글보글 녹고 있다. 계절이 어떠하건- 이렇게 꿀꿀하면 꿀꿀한대로- 사람들은 또 그 나름.. 2021. 11. 21. 휴식 나이 들수록 뜨뜻하게 목욕하고 지지는 게 점점 더 좋아진다고들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원체 이런 '방구들 activity' 를 즐겨서 그런지 더 좋아지는 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긴 한다. 날씨도 본격 쌀쌀해졌겠다, 회사에서 생일선물로 받았던 SPA 쿠폰을 쓰러 갔다. Floating을 주컨셉으로 하는 곳인데, 공공 pool에서 하는 floating은 종종 해봤지만 여긴 1-2인만 받는 곳이라 한층 조용했다. Floating 1시간 후에는 기본 마사지 (등과 목)가 25분 동안 제공됨. 복싱 후엔 늘상 등이 아프시고 축구 후에도 또 등이 아프시곤 한 사메병자 -_- 가 이 서비스에 매우 반색하였다. 1시간 동안 빛/소음/압력/온도자극으로부터 몸을 완전히 이완시킨다는 것이 취지로서, 물 위에.. 2021. 11. 20. 마늘콧바람, 요리책 엄마표 마늘장아찌가 왔다. 제발 먹는 것 좀 보내지 마시라 평소에 입이 닳도록 얘기하건만, 이건 워낙 사랑스런 아이템이니께 -.- 못 이기는 척 받았음. 큰 병에 그득 든 탱글한 마늘알들을 감상하는 흡족함도 잠시, 이건 뭐 마음껏 먹을 수가 없으니 그림의 떡이로세. 특유의 향이 있다 보니 조심스런 마음에...회의 있는 날은 피하고, 팀장이랑 근접대화 해야 하는 날도 피하고, 우쒸 그럼 뭐 거의 매일 회의에 초근거리 대화인데...언제 먹으란 말이냣. -_ㅠ 과연 이게 나의 지나친 우려인지 아니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지를 시험해보기로 함. 금요일 저녁에 마늘을 먹은 후 토요일에 마루타 (사메)를 만나서 테스트- "나한테서 무슨 냄새 나는지 말해봐봐." 철저한 양치와 가글링은 물론, 강력 민트껌, .. 2021. 11. 20. 이전 1 ··· 74 75 76 77 78 79 80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