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23 구관이 명관? 죽음의 6-9월이 왔기에 ㅠ_ㅠ 낮이나 밤이나 개미처럼 일하고 있는 요즘.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갑자기 왔다. 4월인가에 지원했는데 그간 연락이 없어서 난 또 서류부터 퇴짜인 줄 알았지. 그런데 하필이면 이 바쁠때 전화가 와가지고서리. 희망 근무지인 바젤에서 좀 먼 곳이라 망설였는데, 제시하는 연봉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그렇다, 나란 여자 돈의 노예 ㅋㅋ) 인터뷰 연습 삼아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어제 면접을 봤는데...이러언~... 면접 자체는 스무스하게 진행되었으나 어쩜 그리 한 가지도 마음에 안 드는 곳이 있는지 신기할 정도. -_-; 이 회사 팀장에 비하면 우리 팀장은 뭐든 다 아는 천재인 것 같네. 금년/내년 팀 계획을 물어보니 답을 해주는데 한숨 나오네. 우리회사에선 그렇게 일하면 아.. 2021. 11. 28.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 나이 들면서 점차, 그러나 제법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무언가를 평가할 때 종합적 평가가 아닌 특정 세부기준에 따른 부분적인 평가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얘긴지 나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쉽게 말하자면 대략 이런 거임: 예를 들어, 이 목걸이를 제일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매일 하고 다니고 싶다는 얘기는 전혀 아님. 이 색이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 색깔 옷을 사고 싶다는 얘기는 전혀 아님. 저 남자는 좋은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사귀고 싶다는 바람은 전혀 없음. 맛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 저녁으로 먹고 싶다는 얘기는 아님. 예전에는 보다 종합적이고 상호의존적인 평가만 할 수 있었다. 이 옷 예쁘다= 갖고 싶다= 자주 입고 싶다- 식으로. 지금은 어떤 대상.. 2021. 11. 28. 그때는 몰랐네 굳이 우리음식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식성을 가졌다는 건, 외국 사는 처지에 있어 더없는 다행이긴 하다. 그치만 그게 안 먹고도 살 수 있다는거지 먹고 싶은 적이 전혀 없다거나 못 먹어도 아쉽지 않다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음식이란 건 뭐랄까-...매일같이 꼭 빠짐없이 먹어야해서라기 보다는, 문득, 아주 문득 생각나서 먹고 싶어질 때 가장 먹고 싶은 바로 그 순간에 딱 먹으며 희열을 느끼는...캬...먹는 낙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닌가 말이지. 한국식품점이 없는 외국도시에 살면 다른 건 몰라도 그 '적시' 에 먹는 즐거움은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집착녀의 경우라면 얘기는 좀 다르다. 먹는 것에 대한 나의 열망은, 생각난 그 음식을 먹고 말때까지 결코 사그러들지 않기 때문에 시일이 좀 지났다 하더라도 그.. 2021. 11. 28. 단무지 없으면 김치를 外 한국지사 최과장님과 꽤 친한 편이다. 워낙 자주 의논할 일이 많다 보니 일얘기는 물론이고 순수한 잡담도 종종 하는데, 오늘의 주제는 저녁밥 메뉴였음. 집에 가면 칼국수가 있을거라고 자랑을 하길래 순간 나도 우리음식- 특히 김밥- 이 먹고 싶어졌음. 하지만 단무지 빠진 김밥은 상상할 수 없고 단무지를 사려면 1시간 걸려 취리히에 가야 하기 때문에 결국 포기한다는 결론. 그러자 최과장님 왈- "그럼 단무지 대신 김치를 넣어요! 그 또한 훌륭한 맛이에요." 아...베른에 사는 사람에게 있어 이것은...바로 그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지 그래' 라는 유명한 말의 살아있는 예로고. ㅋㅋ 사람의 생각이 (나만 그런지도 -.-) 참 굳어있다는 사실을 아주 작은 일에서 절감하곤 한다. 얼마 전부터 감자튀김을 해먹으면 .. 2021. 11. 22. 굳세어라 언니야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22. 새학기 증후군 내성적인 성격 탓에 환경변화를 많이 버거워했던 난, 새학기가 시작될 무렵이면 꼭 심한 감기를 앓곤 했다. 더이상 새학기가 존재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 지도 어언 십수년이지만 그 증후군은 아직도 남아있는가 보다. 이직하겠다고 그저 결심만 했을 뿐인데 내 딴엔 그것도 큰 변화였는지 며칠 꿈까지 꾸더니만 급기야는 독하게 감기에 걸렸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 다섯자루와 새하얀 실내화를 들고 등교하던 그때의 가벼운 울렁증은 지금도 인생의 새로운 길목에 다다를때마다 다시 찾아와 나를 그때의 겁 먹은 어리둥절한 아이로 돌아가게 한다.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기침시럽의 요상한 맛 또한 여전하다. 2021. 11. 22. 이전 1 ··· 71 72 73 74 75 76 77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