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15 깻잎과 콩나물 부추, 깻잎, 콩나물은 참 좋아하는 채소들이지만 하필 이 곳엔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취리히에 있는 한국식품점에서 깻잎과 콩나물을 팔기 시작한 걸 보고 냉큼 두 봉지씩 사왔다. 이 두 가지 채소 덕분에 참 믿을 수 없게도 주말 내내 크게 행복했다. 콩나물 무침을 했고, 콩나물국을 끓였고, 남은 한 봉지로는 콩나물밥을 해서 양념간장 넣고 비벼 먹었다. 깻잎은 데쳐서 오로지 쌈장만으로 쌈 싸먹었을 뿐인데 집안에 퍼지는 향기가 참 눈물까지 나게 반가웠다. 막바지 일과 이사준비와 여러가지 서류 스트레스로 하루하루 에너지 소진 중이었는데 뜨끈한 콩나물국에 밥 말아 먹고 푹 잤더니 금방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이것이 어쩌면 바로 그 고향의 힘 내지는 밥심. 2021. 12. 21. 공격적인 분들은 이 곳으로 기차 안에서 읽은 기사였는데 스위스 감옥에서는 분홍색이 대유행이라 한다. 처음 도입된 지는 꽤 되었나본데 이 곳의 대대적 성공으로 이제 전국적인 핑크감옥 바람이 불고 있는 모양. 이유는- 짐작 가듯이- 재소자들의 공격성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가장 저렴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라 함. 15분 후에 이미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최장 수용시간은 2시간이라고 한다. 음, 그려...24시간 동안 저런 데 있으면 오히려 공격성 레벨업 몬스터화가 일어날 지도.. 2021. 12. 21. 이사가 다 끝나 있었으면 가구배치 계획을 대강 세워놨긴 한데, 딱 한 번 본 새 집을 과연 제대로 기억하고나 계획했는지가 의문이다. 공간지각력이 심히 떨어지는 나로서는 한 번 보나 두 번 보나 별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서도. -,.- 3D simulation으로 쉽게 해결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어 버리면서 (자세한 평면도가 없다 함...어떻게 그럴 수가.. OTL) 결국 dimension을 직접 측정하거나 눈대중을 믿거나- 두 가지 방법만 남았다. 일단 큰가구만 배치한 후 자잘한 것들은 봐 가면서 하면 제일 좋겠지만 문제는 그 '봐 가면서' 할 틈이 없을 거라는 거. IKEA 기사분들은 배달+조립+설치를 대개 2시간 내에 후딱 번개처럼 해치우기 때문에 "소파는 여기가 좋겠어요. 아뇨 이 방향이 더 나을라나. 조명의 길이는..... 2021. 12. 21. 너네 보스한테 이를거야 外 Bureaucracy와의 투쟁이 시작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어느 나라나 하여간. 사메가 결혼서류를 카이로 대사관에 접수한 지 벌써 6주가 넘었는데 그간 너무 잠잠해서 오히려 수상하던 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사관과 관청들끼리의 엇갈림과 지연, 복잡한 절차가 차차 시작되고 있고 그래서 그의 서류는 지금 워디메 있다는 건지, 왜 아무도 모르는 미스테리인지, 내 서류는 언제쯤 접수가 가능한지, 이 굼벵이 속도로 보자면 두 사람이 호호백발이 되기 전에 과연 결혼은 완료될 것인지, 그런 것들을 따지고 묻고 협박하고 회사일은 일대로 잔뜩이라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그 중에서도 immigration office에서 일하는 담당자가 단연 독보적. 월요일까지 아무런 update를 내놓지 못할 경우 너네 보스한테 이를.. 2021. 12. 21. 운과 타이밍 外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28. 참을 忍 세 번 그 어느때보다도 인내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다. 속전속결을 사랑하는 나에게 그건 몹시 어려운 일. -,.- 좀 한가지씩 차례로 나에게 요구할 수 없을까나 세상아! 그럼 안될까나아! 아아아아앜!! 절규한다고 해서 빨리 해결되는 건 없어...진정하자. -_-;; 아파트 구하는 문제 아직도 미결상태. 마음에 드는 집이 있어야 지원을 할 거 아니냐고...지원을 해야 얻을 거 아니냐고...아 놔. 열 군데 중 지원하고 싶은 데는 한 두 곳에 불과하니 한숨 나온다. 그냥 저 푸른 초원 위에 내가 내 집을 짓는 게 빠르겠네.. 그나마 내 아파트 처분하는 건 일찌감치 끝났다 싶었더니만 아 이 싸람이 오늘 갑자기 결정을 뒤집었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게 생겼음- 광고 내고, 사람들 전화폭탄 받고, 집 보여.. 2021. 11. 28. 이전 1 ··· 68 69 70 71 72 73 74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