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715

십수 년만의 도시락 점심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하아...게으른 내가...도시락...도시락이라니... OTL 도시락만은 어떻게든 면해보고자, 맘에 안 드는 구내식당에 적응하려 노력도 해보고 회사 밖 식당 발굴에도 나서봤지만 다른 동료들이 왜 도시락을 싸 갖고 다니는지 나날이 이해만 더 가면서 결국 나도 이 대열에 합류하기에 이르렀다. 보니까 다들 굉장히 소박한 도시락을 부담 없이 가져오길래 나도 용기를 내어 진짜로 아무거나 싸가고 있다. 자식눔 도시락 같으면 창피해 할까봐 신경 좀 쓸 지 몰라도 그래 내 건데 뭐 어때. 쪼매난 전자렌지 용기에 감자퓨레, 소시지 몇 조각, 시금치, 버섯 몇 쪼가리 대강 주워 담고, 몇 년 전에 크리스한테서 선물 받았던 실크 보자기에 질끈 묶어서 고고. 같은 메뉴가 식당에선 2만원이나.. 2021. 12. 21.
And you? 요즘도 이런 인사를 주고 받는 학교가 있는지 모르겠다. 무의미하고 기계적인 인사라는 비판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리 나쁘진 않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특히 연말이면 하게 된다.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본다. "응, 잘 지내, 고마워. 너는?" 당연한 것 같은 그 '너는?' 을- 기계적이건 진심이건간에- 상대방에게 되물을 생각조차 않는 경우를 생각보다 얼마나 많이 보는가. 나는 인간관계에서 어떤 사람일까. 주변인들에게 영혼 없는 안부인사를 남발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자기만의 세계에 몰두해 주위에는 무심하기 그지 없는 사람에 더 가까울까. 내쪽에서 더이상 연락하지 않으면 몇 년이고 단 한번도 먼저 연락 하는 법이 없을 듯한 이들과 나와의 관계는 대체 뭘까. '당신과는 그다지 연락하고 지내고 싶지 않아.' 라고 .. 2021. 12. 21.
모를 수 밖에 없겠지만 外 학창시절에 배웠던 것들 중 버릴 게 하나도 없었다는 걸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삼심대 중반까지만 해도, '에이~...그래도 다 쓸모 있는 건 아니었어.' 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정말 초등학교부터 박사과정때까지 배웠던 모든 것들이 전부 귀중했다 라고 진심으로 생각 중. 두부는 오래 끓이면 물러질까요 단단해질까요 하는 실과시간에서부터, 나중에 다시 하려면 고생한다고 지금 잘 해두라는 당부를 소 귀에 경 읽기처럼 듣던 해부생리학 시간도, 기타 등등- 대체 내 인생에 이런 걸 써먹을 일이 한 번은 올까 싶던- 기억조차 안 나는 그것들 모두 다가 귀한 배움이었던 것 같다. 모르는 게 당연하고 마음껏 질문하는 게 허락되던 그 시절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시간인지도 그때는 당연히 몰랐다. 졸업 후에는 뭔가를 배.. 2021. 12. 21.
이런저런 연말 이야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2. 21.
꿀꿀해 짜증나 피곤해 아...꿀꿀해 짜증나 피곤해.. 안 좋은 삶의 자세 3종 세트로다, 쩝. 그래도 가끔 이러는 건 용서되지 않을까? 날씨 탓인지, 갑자기 바빠진 탓인지...아니면 잊을 만 하면 찾아오는 그 나물에 그 밥류 고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어지간히도 능률 안 오르고 기분 가라앉는 하루였다. 기분이 나쁘니까 회사에서 마음에 안 드는 그 여인도 진짜 보기 싫었음. -_-; (아직) 개인적으로 내게 아무런 해꼬지도 하지 않았지만 내일 당장이라도 꼭 뭔가 한 건 할 인물로 보임. 덜덜... 쫄았냐...떨고 있냐...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걸까. 그래도 예감이 영 불길해. 내가 아무 나쁜짓을 하지 않으면 나를 싫어할 이유가 없을 거라는 거- 살다 보니 그건 아주 큰 착각인 것 같아서 말이지. 별 이유 없이도 밉고.. 2021. 12. 21.
회사 이야기 새 회사에 출근하기 시작한 지도 벌써 2주가 되었다. 지난 직장과의 근무 분위기 차이는 대강 이러하다: 예전엔 동료와 둘이서 같은 사무실을 썼었는데 지금은 모두 단독 사무실이 있다. 성격 좋은 동료와 화기애애하게 지냈어서 그런지 지금 나 혼자만의 사무실을 쓰는게 특별히 장점인 건지 별로 감흥이 없다. 독어:프랑스어=50:50 이고 영어는 대외접촉시에만 쓰는 분위기. 프랑스어를 못하는 나는 고로 독일어 의존도 99.9%.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스위스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독일 출신이라서 표준독일어를 쓸 수 있다. 스위스에 산 지 6년이 되도록 스위스 독일어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다. 사실 알아듣고자 하는 의지조차 없다. -.-;; 스위스에 살면서 이라믄 안되는데...쩝.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출퇴.. 2021.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