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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723

이사 후 일주일째 이사한 지 일주일이 지나고 비로소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매일 뭔가 손 볼 것들이 나타나서 아직도 몇 가지 일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강은 끝난 것 같다. 여기서는 사람의 손을 거치는 서비스를 구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돈 낸다고 다 되는 게 아님) 별 것 아닌 일에도 노력이 곱절로 들고 비용은 비용대로 만만치 않다. 아무튼.. 집이란 사람이 살기 시작하는 즉시 어수선해지기 마련이므로 깨끗할 때 얼른 기념사진 좀 찍고. 현관문 열면 바로 보이는 벽걸이 촛대와 포도덩굴. 덩굴도 초도 가짜(LED). 자세히 보면 화분 뒤에 리모콘이 있다. 전체면적에 비해 전실(前室)이 상당히 넓은 구조인데, 실생활에 활용하기는 어렵고 비워두기는 허전한 애매한 공간이다. 사실 덩굴 뿐만 아니라 집안에 있.. 2021. 12. 21.
Basel로 마지막 근무를 끝내고 송별회까지 모두 마쳤다. 하.. 그 어느때보다도 기나긴 일주일이었다. 시간 없어서 아직 끝내지 못하고 있던 이삿짐 싸기를 마침내 마무리할 수 있겠다. 그래도 오늘 저녁만은 그냥 좀 쉬자.. 다음주 월/화요일에 새 가구들을 모두 받고, 수요일에 이사를 하고, 새집 정리를 다음주내로 모두 해치운다는 계획이었는데 장롱과 서랍장이 예정보다 2주나 늦게 도착하겠다는 연락이 오늘 왔다. 그동안 뭐한걸까 IKEA...한달도 더 전에 주문했구만. 장롱과 서랍장이 안 온다는 것은 옷방정리를 전혀 시작할 수 없다는 얘기인데 집정리 일찌감치 끝내고 좀 쉬어보려던 나의 계획을 이렇게 망칠 수 있나! 문디 IKEA! ㅠ,.ㅠ 새집 열쇠를 넘겨받아 비로소 구석구석 자세히 둘러봤는데...음...작은집인데도 뭔.. 2021. 12. 21.
깻잎과 콩나물 부추, 깻잎, 콩나물은 참 좋아하는 채소들이지만 하필 이 곳엔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취리히에 있는 한국식품점에서 깻잎과 콩나물을 팔기 시작한 걸 보고 냉큼 두 봉지씩 사왔다. 이 두 가지 채소 덕분에 참 믿을 수 없게도 주말 내내 크게 행복했다. 콩나물 무침을 했고, 콩나물국을 끓였고, 남은 한 봉지로는 콩나물밥을 해서 양념간장 넣고 비벼 먹었다. 깻잎은 데쳐서 오로지 쌈장만으로 쌈 싸먹었을 뿐인데 집안에 퍼지는 향기가 참 눈물까지 나게 반가웠다. 막바지 일과 이사준비와 여러가지 서류 스트레스로 하루하루 에너지 소진 중이었는데 뜨끈한 콩나물국에 밥 말아 먹고 푹 잤더니 금방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이것이 어쩌면 바로 그 고향의 힘 내지는 밥심. 2021. 12. 21.
공격적인 분들은 이 곳으로 기차 안에서 읽은 기사였는데 스위스 감옥에서는 분홍색이 대유행이라 한다. 처음 도입된 지는 꽤 되었나본데 이 곳의 대대적 성공으로 이제 전국적인 핑크감옥 바람이 불고 있는 모양. 이유는- 짐작 가듯이- 재소자들의 공격성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가장 저렴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라 함. 15분 후에 이미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최장 수용시간은 2시간이라고 한다. 음, 그려...24시간 동안 저런 데 있으면 오히려 공격성 레벨업 몬스터화가 일어날 지도.. 2021. 12. 21.
이사가 다 끝나 있었으면 가구배치 계획을 대강 세워놨긴 한데, 딱 한 번 본 새 집을 과연 제대로 기억하고나 계획했는지가 의문이다. 공간지각력이 심히 떨어지는 나로서는 한 번 보나 두 번 보나 별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서도. -,.- 3D simulation으로 쉽게 해결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어 버리면서 (자세한 평면도가 없다 함...어떻게 그럴 수가.. OTL) 결국 dimension을 직접 측정하거나 눈대중을 믿거나- 두 가지 방법만 남았다. 일단 큰가구만 배치한 후 자잘한 것들은 봐 가면서 하면 제일 좋겠지만 문제는 그 '봐 가면서' 할 틈이 없을 거라는 거. IKEA 기사분들은 배달+조립+설치를 대개 2시간 내에 후딱 번개처럼 해치우기 때문에 "소파는 여기가 좋겠어요. 아뇨 이 방향이 더 나을라나. 조명의 길이는..... 2021. 12. 21.
너네 보스한테 이를거야 外 Bureaucracy와의 투쟁이 시작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어느 나라나 하여간. 사메가 결혼서류를 카이로 대사관에 접수한 지 벌써 6주가 넘었는데 그간 너무 잠잠해서 오히려 수상하던 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사관과 관청들끼리의 엇갈림과 지연, 복잡한 절차가 차차 시작되고 있고 그래서 그의 서류는 지금 워디메 있다는 건지, 왜 아무도 모르는 미스테리인지, 내 서류는 언제쯤 접수가 가능한지, 이 굼벵이 속도로 보자면 두 사람이 호호백발이 되기 전에 과연 결혼은 완료될 것인지, 그런 것들을 따지고 묻고 협박하고 회사일은 일대로 잔뜩이라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그 중에서도 immigration office에서 일하는 담당자가 단연 독보적. 월요일까지 아무런 update를 내놓지 못할 경우 너네 보스한테 이를.. 2021.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