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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715

또다시 12월 2012년은 유난히도 후딱 지나버린 것 같다. '엊그제 같다' 는 표현은 식상해서 웬만하면 쓰고 싶지 않지만 정말 어제 같은데 어떡하나. 히야...빠르다 빨라. 한 해를 마감하는 행사들이 지난주에 다 몰려있던 터라 정신 없는 일주일이었다. 일단, 월-수요일엔 우리회사 각 나라 지사들이 모이는 행사여서 presentation이다 저녁식사다 뭐다 해서 휘릭. 목-금은 연수. 바쁘고도 지루한 날들이었지만 한국지사 분들도 오셔서 모처럼 우리말을 실컷 할 수 있어 좋았던 건 인정. 화룡점정으로 송년회까지 마치고 나니 마침내 일할 시간이 좀 생겼다. 하지만 난 목요일부터 휴가라는 거. 이히히. 사메는 지난주에 이집트로 돌아갔다. 스위스로 돌아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로, 아무튼 결론은 아직도 안 난 상태. 얘기하자면.. 2021. 11. 21.
꿀꿀하면 꿀꿀한대로 라끌렛과 퐁듀가 식탁을 점령하는 때가 왔다. 스위스 대표음식으로서의 지명도는 퐁듀가 한 수 위인 듯 하지만, 실제 현지에서 먹는 빈도는 어쩜 반대일지도. 3년밖에 안 쓴 라끌렛 기계가 벌써 고장이 나서 새로 샀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새 기계로 금년의 첫 라끌렛. 녹여 먹을 치즈와 삶은감자가 기본이고 기호에 따라 버섯이나 기타 채소, 소시지 등등 곁들이면 되는데 라끌렛을 먹는 매력은 역시 다른 반찬을 안해도 된다는 점이기 때문에 (씨익) 난 언제나 최소한으로 먹곤 한다. 기계 선전용으로 홈페이지에 화려하게 나와 있는 사진 (위) 과 실제 나의 식탁 (아래). 같은 기계 맞나 싶네. 히히. 밖은 춥고, 안에서는 치즈가 보글보글 녹고 있다. 계절이 어떠하건- 이렇게 꿀꿀하면 꿀꿀한대로- 사람들은 또 그 나름.. 2021. 11. 21.
휴식 나이 들수록 뜨뜻하게 목욕하고 지지는 게 점점 더 좋아진다고들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원체 이런 '방구들 activity' 를 즐겨서 그런지 더 좋아지는 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긴 한다. 날씨도 본격 쌀쌀해졌겠다, 회사에서 생일선물로 받았던 SPA 쿠폰을 쓰러 갔다. Floating을 주컨셉으로 하는 곳인데, 공공 pool에서 하는 floating은 종종 해봤지만 여긴 1-2인만 받는 곳이라 한층 조용했다. Floating 1시간 후에는 기본 마사지 (등과 목)가 25분 동안 제공됨. 복싱 후엔 늘상 등이 아프시고 축구 후에도 또 등이 아프시곤 한 사메병자 -_- 가 이 서비스에 매우 반색하였다. 1시간 동안 빛/소음/압력/온도자극으로부터 몸을 완전히 이완시킨다는 것이 취지로서, 물 위에.. 2021. 11. 20.
마늘콧바람, 요리책 엄마표 마늘장아찌가 왔다. 제발 먹는 것 좀 보내지 마시라 평소에 입이 닳도록 얘기하건만, 이건 워낙 사랑스런 아이템이니께 -.- 못 이기는 척 받았음. 큰 병에 그득 든 탱글한 마늘알들을 감상하는 흡족함도 잠시, 이건 뭐 마음껏 먹을 수가 없으니 그림의 떡이로세. 특유의 향이 있다 보니 조심스런 마음에...회의 있는 날은 피하고, 팀장이랑 근접대화 해야 하는 날도 피하고, 우쒸 그럼 뭐 거의 매일 회의에 초근거리 대화인데...언제 먹으란 말이냣. -_ㅠ 과연 이게 나의 지나친 우려인지 아니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지를 시험해보기로 함. 금요일 저녁에 마늘을 먹은 후 토요일에 마루타 (사메)를 만나서 테스트- "나한테서 무슨 냄새 나는지 말해봐봐." 철저한 양치와 가글링은 물론, 강력 민트껌, .. 2021. 11. 20.
가을축제, 동병상련 첫눈이 녹아 없어지고 다시금 가을이 돌아왔다. 그래봤자 이 곳의 늦가을은 비와 먹구름의 연속이지만. 이 우울해지기 쉬운 계절에 조금이라도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가을축제가 열린다. 월미도 수준의 놀이기구들과 길거리 간식들, 마치 일부러 촌스러움을 추구하는 듯 쿵짝거리는 음악이 있는 축제인데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겐 복고풍 경험을 선사해주는- 크리스마스가 오기전까지 간절기 이벤트의 역할을 잘 해낸다. 오랜만에 타는 놀이기구, 그리고 더 오랜만에 (거의 30년만) 다시 먹어본 솜사탕. 인파로 가득한 거리에서 무라드와 마티나 커플을 우연히 만났다. 우연히 마주친 게 처음은 아니지만 매번 놀랍다. 얼마 전 회사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어 새 직장을 찾고 있다는 무라드. 고국으로 돌아가는 선택도 고려.. 2021. 11. 20.
송별회 우리팀 동료 카챠의 송별회가 있었다. 고향인 독일 함부르크로 돌아간다. 이 작별에 제일 아쉬워하는 사람은 아마 나일 듯. 1년 넘게 한 사무실에서 수다 떨며 지낸 단짝이었는데 간다니 섭섭하다. 선물받은 스위스 요리책과 주방용품 세트에 기뻐하는 모습은 아직 아이 같지만 늘 든든한 언니 같았던 좋은 동료. 이제 우리 팀장 흉은 누구랑 본담. 2021.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