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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715

벌써 주말을 기다려 어딜 가나 바빠서 헉헉대는 걸 보면 환경 탓이 아니라 나한테 문제가 있는게 틀림 없다. ...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아무래도 환경 탓이 맞는 것 같다. 적어도 이번 만큼은. 디아나 (내 보스)가 내 할 일이 너무 많다고 자기 입으로 얘기한 걸 보면, 할 일이 많은 건 사실인 것 같다. 매일 미친 듯 일하고 있지만 저녁때 보면 전혀 줄어들지 않은 업무. 아아... 다행히 8월부터는 좀 나아질 것 같다. Non-EU citizen일 지라도, 스위스에서 교육 받은 박사학위 소지자에게는 스위스 & EU citizen들과 거의 동등하게 취업기회를 부여한다는 새 법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독일학위를 가진 나에게는 어차피 해당사항이 없긴 하지만 사메에게는 적용되므로 운이 억세게 좋다고 말할 수 있겠다. 끝까지 가봐야 안.. 2021. 11. 12.
잘 보낸 주말 나에게 있어 '잘 보낸 주말' 이란 두 가지 경우로 요약되는 것 같다. 1. 푹 잘 쉬어서 월요일 아침에 억울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경우 2. 밀려있던 일들을 주말 동안 해결해서 마음 부담이 한결 줄어든 경우 하지만 대개는 제 3의 경우 (몸은 놀고 있으면서 머리만 할 일로 꽉 들어찬) 가 되고 만다. 언제쯤 이 패턴을 고칠 수 있을 지, 아니, 과연 고칠 수나 있을 지 주말마다 생각한다. 머리 다듬으러 미용실에 갔었는데 너무 짧아진 것 같아 좀 걱정된다. 누구누구 알면 또 머리 잘랐다고 난리칠 게 분명. 남자친구가 머리 자르는 거 싫어한다고 전전긍긍 하는 여자들을 보면 내 머리 내 마음대로도 못하는 연애가 연애냐고 말하던 자주적인 시절이 내게도 있었지. -_- 미용실 갔다와서 카레라이스 한 접시 먹고 T.. 2021. 11. 12.
지난 2주 지난 2주 동안에는 베른에서보다 바젤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연수다 뭐다 해서 여러 건의 행사가 있다가 오늘 집에 돌아와 내 침대에 누우니 살 것 같다. 외국출장 자주 다녀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싶다. 갤럭시 S2 샀다. 굳이 스마트폰이 있어야 할까 100% 납득은 안 됐지만서도 원시시대 휴대폰을 쓰다 보니 불편한 점도 많고 해서 겸사겸사 바꿨다. 이제 노는 날 많은 달은 다 지나버렸다. 일이 많아 헥헥거리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2021. 11. 12.
장단점 유럽에서 산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으니 뭐가 좋고 뭐가 안 좋은지 개인적인 소감을 한 번 쯤 말해볼 때가 된 것 같다. 먼저, 독일과 스위스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장점들을 꼽아보자면: - 식품의 품질과 위생상태를 신뢰할 수 있음. - 시간과 관련된 모든 게 정확함. - 대중교통이 거의 흠 잡을 데 없고 돌발사태에 대한 대처능력 우수함. - 시내가 번잡하지 않음. - 휴가와 칼퇴근에 대한 권리를 100% 보장 받음. - 사람들이 공공질서를 잘 지키는 편임. - 아름다운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음. - 여성과 아동에 대한 법적보호가 막강함. 단점: - 인터넷 미개함. - 온라인 쇼핑몰 종류와 배송상태 속 터짐. - 마음에 드는 옷 찾기가 어려움 (개인적 취향 탓이 크겠지만). 스위스가 독일에 비해 나은 .. 2021. 11. 12.
It ain't over till it's over 진짜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게 아니지, 암. 아무리 봐도 명언인 것 같다. 두 가지 의미에서- 끝나기도 전에 지레 포기해 버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또는 완전히 마무리 되기 전에는 일의 성사여부를 섣부르게 짐작할 수 없다는 뜻에서. 99% 확정된 듯 보였던 사메의 취직이 최종 인터뷰였던 오늘 반전되어버려서인지 이 말이 오늘따라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 솔직한 내 생각을 말하자면, 사실 별 난관 없이 성사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사메 특유의 까다롭고 이리 저리 재는 성격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나 할까. -_-; 안 그래도 실망했을 텐데 나까지 평정심을 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비교적 쿨함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취직할 때보다 더 피가 말라야 하는 이유가 무어지.. 2021. 11. 12.
부활절을 기다리며 물 먹은 솜 같은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밤이 되어서야 뒤늦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2주 만에 밥과 찌개를 먹었는데 이루 말할 수 없는 더부룩함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서머타임으로 한 시간을 빼앗겨버린 울적함도 있고 주룩주룩 비 오는 주말에 아늑하게 방콕하는 게 꿈인데 요 근래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아서 아쉽다. 학교에서 일할 땐 몰랐는데 직장인의 주말은 참으로 짧구나. 학교도 엄연한 직장이었는데 왜 그땐 그렇지 않았는지 참 모를 일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혼자 원칙을 지키려 하는 것은 고단하다. 지난 주 내내 사메의 publication 건으로 열을 올렸다. paper 하나 내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 얼만데, 무임승차 하려는 사람이 있어서 그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는.. 2021.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