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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715

붉은달이 뜨던 밤 복싱 갔다오던 사메 왈, 요 앞 다리 위에 카메라 들고 기다리는 사람들 무지 많더라고. 아 맞다! 오늘 개기월식이랬지. 헐레벌떡 슬리퍼 끌고 나가보니 다행히 아직 보이는 모양이었다. 저 계란노른자가 그것인고...? 사진 찍으러 온 사람 정말 많더라. 나도 이럴때 쓰라고 망원렌즈도 삼각대도 있구만 왜 음식 찍던 접사렌즈 갖고 와서 이러고 있을까. -ㅅ-; 오늘 최고 열대야다. 원래 이 시간 강가는 시원해야 맞건만 오늘은 바람 한 점이 없다. 실제로 보는건 처음인데 볼수록 잘 익은 계란노른자 같지 뭐야. 붉은달이 둥실 뜬 라인강의 여름밤. 2022. 1. 26.
내 탓이오? 소포를 도둑 맞았다. 그것도 두 개 씩이나. -_-; 소포 올 게 있으면 우체국에서 미리 문자로 알려주는데, 오늘 건은 수취인 서명이 필요한 경우였지만 그냥 두고 가시라 OK를 했더랬다. 이럴 경우 소포가 분실되기라도 하면 물론 내 책임이지만 스위스 생활 십 수년 째 아직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늘 그냥 놔두고 가셔도 된다 흔쾌히 허락했고, 늘 괜찮았다. 다만 오늘은 처음으로 아니었을 뿐이다. 12시 52분에 소포가 배달됐다는 문자를 받았으나 물건은 온 데 간 데 없다. 우편함이 반쯤 열려있는 게 쎄하더라니. 잃어버린 내용물은 신발과 가방. 하필이면 내가 유난히 사기도 귀찮아하고 돈도 아까워하는 품목들이지 뭔가! 다른거 살 때는 돈지롤도 많이 하면서 왜 이 두 가지는 사는 재미라곤 통 없이 .. 2022. 1. 26.
여름향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6.
오월의 어느 저녁 장마도 아닌 것이 걸핏하면 비가 내리는 요며칠. 퇴근길 공원의 장미들은 볼때마다 젖어있다. 가끔은 세찬 장대비가 쏟아붓기도 하는지라 기껏 막 피어난 꽃잎들을 순식간에 떨궈버리지나 않을 지 걱정스럽기도. 느릿느릿한 새끼들을 향해 엄마오리가 어찌나 꽥꽥거리던지. ㅎㅎ 사색가같은 포스를 풍기던 한 녀석. 솜털을 저녁바람에 폴폴 나부끼며 무슨 생각을 했을꼬? 오리가족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이 저녁빛이 짙어간다. 산책 나온 개들의 헥헥거리는 소리와 주인의 나직한 휘파람 소리를 제외하면 너무도 조용한.. 꽃잎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은 저녁이었다. 2022. 1. 26.
지난 일주일 #1. 비행기에서: 어제 비행기안에서 난동부려서 스위스 경찰에 넘겨진 그 아주머니는 어찌되었을까. 일주일동안 이집트 찍고 한국까지 들르는 정신 나간 여정을 마친 나는 비행기안에서 점심을 먹자마자 까무룩 잠이 들었더랬다. 술렁이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승객들이 전부 올빼미처럼 ㅇㅅㅇ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고 있더라는... 저 뒷자리에서 웬 아주머니가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헤드뱅잉에 고래고래 악을 쓰면서 급기야 물건까지 집어던진 모양이어서 당황한 승무원들은 어딘가로 연락을 하고, 경고도 줘보고, 진정시키려고 해봤지만 돌아오는건 아주머니의 괴성 뿐. "꺼져 꺼지라고!" -_-;; 결국 남자 승무원이 와서 그 취객을 자리에 묶었다. "풀어! 풀라고! 이 미친년놈들아아!!" -_-;; 문제의 아주머니가 잠든 동안 .. 2022. 1. 26.
2018.4.27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