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15 부모의 자격, 반려인의 자격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6. 마지막 헌 도마를 떠나보내며 금년 크리스마스 장이 열리면 잊지 말고 올리브나무 도마를 사야지, 하던 참이었다. 빵보드 치즈보드로 쓰는 작은도마는 이미 있지만, 좀 큼지막한 걸로 하나 더 사려니 적당한 놈 찾기가 의외로 쉽지 않았다. 곧게 자라지 않는 올리브나무의 특성상 단면이 워낙 들쭉날쭉해, 모양이 괜찮다 싶으면 길이가 짧고, 길이가 적당하면 폭이 또 좁거나. 올리브나무 수제품이 쏟아져 나오곤 하는 크리스마스 장에서 꼭 하나 건져오는게 금년 나의 '작은' 목표 중 마지막 항목이었다. 오늘 요놈을 들였으니 그 마지막 목표까지 드디어 이루어졌다. 1월 1일에 두 개의 목록을 만들었더랬다. 큰 목표, 작은 목표. 자기계발과 관련된 '중대한' 건 큰 목표- 이를테면 뱃살 빼기 (매우 중대 -_-;;), 고급 독일어 독해집 끝까지 풀기, .. 2022. 1. 26. When October goes "I'm so glad I live in a world where there are Octobers." 백 번 공감한다.. 빨강머리 앤이 했던 그 말에. 시월은 왜 한 석달쯤 넉넉히 있다 가지 않고 이리도 금방 스쳐가는걸까. 낚시하는 것만 보면 너무 부러워하는 사메. 처량맞게 ㅋㅋ 앉아서 쳐다본다. 스위스 낚시허가증을 얼른 따야 소원풀이하지. 요트와 수영하는 사람들로 여름내 북적거렸을 호수가 이제는 적막하다. 청둥오리 커플은 볼때마다 신통하다. 어쩜 그리 꼭 붙어 헤엄치고, 똑같은 자세로 낮잠을 자고, 같은 곳에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볼 줄 아는지. 곤지암에 사진 찍으러 가셨다는 아빠와, 아마 모델 겸 해서 ^^ 단풍 보러 가신 엄마. 청둥오리 커플 못지 않으시군유. ㅎㅎ 한국의 단풍이 문득 그립다. 야외.. 2022. 1. 26. 어떤 선택 外 # 어떤 선택: 며칠 전 중간보스 헬렌이 대접만한 커피잔을 들고 다가와 얘기를 꺼냈다. 프로젝트에 비해 인원수가 너무 많은 임상시험팀. 그 중 한 명을 조만간 불가피하게 해고해야 될 것 같은데, 혹시 그를 내 팀원으로 쓸 생각은 없겠냐고. 나 혼자 하기엔 일이 너무 많아져 마침 사람을 물색하려던 참이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그 동료는 부서이동에 긍정적인 입장이고 (내가 사수가 될 거라는건 아직 모름), 왕보스 마티아스는 내 생각에 맡긴다고 했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경우는 누이 안 좋고 매부도 안 좋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나는 그 날부터 생각이 많아졌다. 그 동료는 애초에 임상팀 신입으로 들어온 것 부터가 의아했을 만큼 거리가 먼 전공인데다, 내 업무쪽 경험은 .. 2022. 1. 25. 변덕스런 가을날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5. 잘 가, 나옹 일러스트 작가 '스노우캣' 의 반려묘 나옹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스노우캣네 집에 처음 왔던 순간부터 나를 비롯한 수많은 이모/삼촌 집사들을 만들어 낸 나옹.. 그들 모두는 오늘 이별에 가슴 아렸을 것이다. 17년을 함께 한 고양이를 떠나보내는 말로 표현 못할 마음은.. 18년을 함께 한 개를 보내본 사람으로서 얼추 가늠할 수 있다. 작가의 작품 '마중' 처럼, 그녀의 나옹은, 그리고 나의 개도, 언젠가 그렇게 마중 나와 줄 것이다. 2022. 1. 25.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