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25 When October goes "I'm so glad I live in a world where there are Octobers." 백 번 공감한다.. 빨강머리 앤이 했던 그 말에. 시월은 왜 한 석달쯤 넉넉히 있다 가지 않고 이리도 금방 스쳐가는걸까. 낚시하는 것만 보면 너무 부러워하는 사메. 처량맞게 ㅋㅋ 앉아서 쳐다본다. 스위스 낚시허가증을 얼른 따야 소원풀이하지. 요트와 수영하는 사람들로 여름내 북적거렸을 호수가 이제는 적막하다. 청둥오리 커플은 볼때마다 신통하다. 어쩜 그리 꼭 붙어 헤엄치고, 똑같은 자세로 낮잠을 자고, 같은 곳에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볼 줄 아는지. 곤지암에 사진 찍으러 가셨다는 아빠와, 아마 모델 겸 해서 ^^ 단풍 보러 가신 엄마. 청둥오리 커플 못지 않으시군유. ㅎㅎ 한국의 단풍이 문득 그립다. 야외.. 2022. 1. 26. 어떤 선택 外 # 어떤 선택: 며칠 전 중간보스 헬렌이 대접만한 커피잔을 들고 다가와 얘기를 꺼냈다. 프로젝트에 비해 인원수가 너무 많은 임상시험팀. 그 중 한 명을 조만간 불가피하게 해고해야 될 것 같은데, 혹시 그를 내 팀원으로 쓸 생각은 없겠냐고. 나 혼자 하기엔 일이 너무 많아져 마침 사람을 물색하려던 참이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그 동료는 부서이동에 긍정적인 입장이고 (내가 사수가 될 거라는건 아직 모름), 왕보스 마티아스는 내 생각에 맡긴다고 했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경우는 누이 안 좋고 매부도 안 좋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나는 그 날부터 생각이 많아졌다. 그 동료는 애초에 임상팀 신입으로 들어온 것 부터가 의아했을 만큼 거리가 먼 전공인데다, 내 업무쪽 경험은 .. 2022. 1. 25. 변덕스런 가을날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5. 잘 가, 나옹 일러스트 작가 '스노우캣' 의 반려묘 나옹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스노우캣네 집에 처음 왔던 순간부터 나를 비롯한 수많은 이모/삼촌 집사들을 만들어 낸 나옹.. 그들 모두는 오늘 이별에 가슴 아렸을 것이다. 17년을 함께 한 고양이를 떠나보내는 말로 표현 못할 마음은.. 18년을 함께 한 개를 보내본 사람으로서 얼추 가늠할 수 있다. 작가의 작품 '마중' 처럼, 그녀의 나옹은, 그리고 나의 개도, 언젠가 그렇게 마중 나와 줄 것이다. 2022. 1. 25. 분노의 등산과 양고기 맥주찜 꼭두새벽에 이불 때문에 한바탕 다툰 후, 잠이 다 깨버려 더이상 잘 수가 없었다. 호통 치고, 애원하고, 이불을 따로 덮어도 봤지만...언제나 내 이불은 ㅅㅂㄴ 몸뚱이에 둘둘 말려 있는 것이다. 아 진짜...끓는다... 저 망할 놈의 -ㅅ- 잠버릇은 왜 결혼전 5년씩이나 숨어있다가 잠복기 풀린 바이러스마냥 이제서야 각성한건지 미스테리다. 궁둥이를 발로 있는 힘껏 밀쳐주고는, 일찍 일어난 김에 등산이나 가기로 했다. 초코바, 사과, 귤, 바나나 한 개씩 챙기고 물도 한 병. 아, 중요한 걸 잊을 뻔. 오늘 해먹으려던 고기 냉동실에 도로 넣어놔야지. 사메 일어나기 전에 얼른 꽝꽝 얼어라, 밥 못 해먹게. -_- 당신은 오늘 밥 말고 먹어야 할 게 있잖수? 엿 잡솨. 실컷 잡솨! 흥. 역으로 가는 트램 안에서.. 2022. 1. 25. 부엌단상 왠지 널찍해진 기분이 들어 방 안을 둘러보니 여름내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선풍기가 사라졌다. 더위는 진즉에 물러갔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남편이 드디어 선풍기를 지하실로 돌려보냈나 보다. 더위가 다 뭔가. 이젠 아침 저녁으로 얼마나 쌀쌀한지 여름이 과연 오긴 왔었나 싶게 아득한 옛날일 같다. 살짝 찍어먹어 보니 이번 레몬청은 드물게 대성공인 것 같다. 스위스산 레몬 말고 수입산을 쓴 덕분인 듯 하고 ㅋ (향과 즙이 어쩜 천지차이), 이번엔 설탕을 제대로 팍팍 넣은 때문인 것도 같다. 레서피에서 넣으라는 설탕량은 인간적으로 너무 많아 보여서 매번 줄이곤 했는데 그만큼 넣으라는데엔 역시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살림의 여왕이라는 모 탤런트의 포스트에서 힌트를 얻어 시들어가는 방울토마토 한 팩을 처리.. 2022. 1. 25.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