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15 오늘은 게으르고 싶다 초콜렛은 먹고 싶고, 살 찌는건 싫고. 갈등 끝에 얘네들로 타협하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먹어보겠습니다, 네. 60%까지는 맛있는데 이걸 다 먹은 후가 두렵구나. -_-ㅋㅋ 90%는 과연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맛일까나. 하...뭐하는 짓인가 싶은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초콜렛이란 자고로 단맛을 즐기고자 먹는게 아니던가? 이게 뭐냐고요.. 운동하기 딱 좋은 이 계절을 놓치지 말라고, 여름이 오기 전에 어서어서 비키니 몸매를 완성하라고 피트니스 클럽들은 특가세일 중. 좋지, 좋은데..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 기껏 먹고는 힘들고 괴롭게 운동해서 빼야 하고...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이런 불경스런 생각이나 하며 운동을 게을리한 걸 내일이면 또 폭풍후회 할 지라도 이 순간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2022. 1. 25. 목련꽃 그늘 아래서 흐렸다가, 쌀쌀했다가, 바람이 세게 불다가, 화창했다가- 변덕이 죽 끓듯 하고는 있지만 봄은 부지런히 세를 굳혀가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꽉 오므린 봉오리였던 목련이 오늘은 일제히 피었다. 공원에는 꽃사진 찍으러 온 사진러버들이 가득. 라인강변의 오후는 햇빛 쬐는 이들과 함께 무르익어가고. 한해가 지나고 나면 '지난 봄에 어땠더라, 가을엔 여기 어땠더라' 기억이 안 나기 일쑤라 그게 아쉬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금년부터는 꼭 계절의 변화를 순간 순간 느껴보리라, 집과 사무실 밖에 존재하는 또다른 세상을 놓치지 말고 함께 하리라 마음 먹었더랬다. 지천이 꽃향기로 가득한 이런 아름다운 날, 병아리콩 쉐이크와 토마토 따위로 끼니를 대신하려니 그것이 다만 서글프구나. 양배추가 떡볶이 맛이었으면. 토마토가 .. 2022. 1. 25. 115번지의 봄 우리집 근처에서 제일 먼저 꽃이 피었던 곳은 115번지. 이 집 화단에는 수선화가 유난히 일찍 피었다. 수선화가 원체 이른 봄에 피는 꽃이라지만, 그래도 아직은 겨울색이 짙은 날씨였기에 온통 무채색인 가운데 혼자만 노란 꽃이 만발한 115번지의 모습은 마치 합성사진 같은 묘한 분위기를 풍겼더랬다. 115번지에서 시작된 봄이 몇 주 새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 이제는 눈을 들면 어디에나 있다.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고, 냄새 맡아지고, 내가 왔노라 바로 여기에 있노라 사방에서 속삭이고 있어서 이제는 아무도 봄이 온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2022. 1. 25. ㅅㅂㄴ 당신은 아시오 애니매이션 '너의 이름은' 을 보고 잔 탓인지 뜬금 없이 노아의 방주(?)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었다. 대재앙이 닥쳐오기 전에 어서 탈출해야 한다며 험한 산을 끝없이 오르는 꿈을 꾸고는, 잔 듯 만 듯 아침부터 매우 피곤했다. 휴가동안 쌓인 일이 아직도 봇물 터진 듯 밀려오고 있어서 매우 스트레스 받는 한 주이기도 했고 하여간 이래저래 기분도 컨디션도 별로던 차에 빨래가 제대로 안 되어있는 걸 본 토요일 아침 나는 폭발하고 말았다. 어젯밤 친구 만나러 가기 전 사메가 한 호언장담이 있었다. 가는 길에 빨래 돌려놓고 돌아오는 길에 챙길거라고. 약속이 있건 아프건 자기가 맡은 일은 참 제대로 하지 않냐며 그깟 걸로 생색까지 내더니만...아침에 일어나보니 보송한 빨래는 커녕 세탁이 끝난 반은 젖은 채로 세탁.. 2022. 1. 25.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다음주엔 얼린 딸기 말고 신선한 놈으로 스무디를 해먹을 수 있을거라고- 간당간당한 딸기봉지를 보며 그렇게 말하길 어언 3주. 드디어 나오기 시작한 딸기는 몸통의 절반이 허얘서 -ㅅ-; 도저히 구매의욕이 샘솟지 아니하는 바.. 얼린 딸기의 마지막 한움큼을 미련 없이 털어 먹었다. 새 프로젝트 때문에 출장이 잦아진 사메의 머리는 이발할 타이밍을 놓쳐 브로콜리화가 되어가고 있고, 거울 속에 비치는 내 얼굴은 판다가 울고 갈 정도의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드리워져 있다. 브로콜리와 판다의 업무홀릭 병든 닭 상태는 아마도 휴가전까지, 그리고 휴가 후에도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매년 그렇듯 부활절 연휴의 자비로운 안식이 모두를 구원해줄 때까지. 어느 총각의 빨간 배낭. 뻘겅홀릭인 브로콜리는 예쁘다고 감탄을 감탄을... 2022. 1. 25. 스위스 초콜렛 가게처럼 발렌타인데이 전날이지만 이 곳 초콜렛 가게에선 그리 특별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하트모양 포장이 평소보다 좀 많다는 것 정도? 여기선 좀처럼 떠들썩한 날이 아니기도 하고, 평소에도 워낙 즐겨 먹는 초콜렛이니 이 날이라고 딱히 더 먹진 않는다는게 그 이유인 것 같다. 베스트셀러도 여느때와 다름 없는 클래식 메뉴들이다. 의리쪼꼬를 사긴 했는데 카드에 쓸 말이 없네. ㅋㅋ 연애 5년 결혼 3년차 쓸 말 없는건 지극히 정상이라고 이 연사 주장해 봅니다. ^^ 내 사랑은 평소에 워낙 꾸준해서 이 날이라고 딱히 더 많이 사랑할 건 없는, 한마디로 발렌타인데이 전날의 스위스 초콜렛 가게 같은거지- 라고 했더니 콧방귀를 피식거리고 있다 남편이. ㅋㅋ 2022. 1. 25.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