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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725

115번지의 봄 우리집 근처에서 제일 먼저 꽃이 피었던 곳은 115번지. 이 집 화단에는 수선화가 유난히 일찍 피었다. 수선화가 원체 이른 봄에 피는 꽃이라지만, 그래도 아직은 겨울색이 짙은 날씨였기에 온통 무채색인 가운데 혼자만 노란 꽃이 만발한 115번지의 모습은 마치 합성사진 같은 묘한 분위기를 풍겼더랬다. 115번지에서 시작된 봄이 몇 주 새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 이제는 눈을 들면 어디에나 있다.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고, 냄새 맡아지고, 내가 왔노라 바로 여기에 있노라 사방에서 속삭이고 있어서 이제는 아무도 봄이 온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2022. 1. 25.
ㅅㅂㄴ 당신은 아시오 애니매이션 '너의 이름은' 을 보고 잔 탓인지 뜬금 없이 노아의 방주(?)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었다. 대재앙이 닥쳐오기 전에 어서 탈출해야 한다며 험한 산을 끝없이 오르는 꿈을 꾸고는, 잔 듯 만 듯 아침부터 매우 피곤했다. 휴가동안 쌓인 일이 아직도 봇물 터진 듯 밀려오고 있어서 매우 스트레스 받는 한 주이기도 했고 하여간 이래저래 기분도 컨디션도 별로던 차에 빨래가 제대로 안 되어있는 걸 본 토요일 아침 나는 폭발하고 말았다. 어젯밤 친구 만나러 가기 전 사메가 한 호언장담이 있었다. 가는 길에 빨래 돌려놓고 돌아오는 길에 챙길거라고. 약속이 있건 아프건 자기가 맡은 일은 참 제대로 하지 않냐며 그깟 걸로 생색까지 내더니만...아침에 일어나보니 보송한 빨래는 커녕 세탁이 끝난 반은 젖은 채로 세탁.. 2022. 1. 25.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다음주엔 얼린 딸기 말고 신선한 놈으로 스무디를 해먹을 수 있을거라고- 간당간당한 딸기봉지를 보며 그렇게 말하길 어언 3주. 드디어 나오기 시작한 딸기는 몸통의 절반이 허얘서 -ㅅ-; 도저히 구매의욕이 샘솟지 아니하는 바.. 얼린 딸기의 마지막 한움큼을 미련 없이 털어 먹었다. 새 프로젝트 때문에 출장이 잦아진 사메의 머리는 이발할 타이밍을 놓쳐 브로콜리화가 되어가고 있고, 거울 속에 비치는 내 얼굴은 판다가 울고 갈 정도의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드리워져 있다. 브로콜리와 판다의 업무홀릭 병든 닭 상태는 아마도 휴가전까지, 그리고 휴가 후에도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매년 그렇듯 부활절 연휴의 자비로운 안식이 모두를 구원해줄 때까지. 어느 총각의 빨간 배낭. 뻘겅홀릭인 브로콜리는 예쁘다고 감탄을 감탄을... 2022. 1. 25.
스위스 초콜렛 가게처럼 발렌타인데이 전날이지만 이 곳 초콜렛 가게에선 그리 특별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하트모양 포장이 평소보다 좀 많다는 것 정도? 여기선 좀처럼 떠들썩한 날이 아니기도 하고, 평소에도 워낙 즐겨 먹는 초콜렛이니 이 날이라고 딱히 더 먹진 않는다는게 그 이유인 것 같다. 베스트셀러도 여느때와 다름 없는 클래식 메뉴들이다. 의리쪼꼬를 사긴 했는데 카드에 쓸 말이 없네. ㅋㅋ 연애 5년 결혼 3년차 쓸 말 없는건 지극히 정상이라고 이 연사 주장해 봅니다. ^^ 내 사랑은 평소에 워낙 꾸준해서 이 날이라고 딱히 더 많이 사랑할 건 없는, 한마디로 발렌타인데이 전날의 스위스 초콜렛 가게 같은거지- 라고 했더니 콧방귀를 피식거리고 있다 남편이. ㅋㅋ 2022. 1. 25.
덤 앤 더머의 게으른 주말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5.
겨울 같은건 온 적 없었다는 듯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