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25 삶은 계속된다 어느덧 봄은 세상을 원없이 지배한 모양이어서,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한두번만 더 온다면 미련 없이 자리를 양보할 태세다. 무성해진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도 우렁차고...이젠 봄 보다는 초여름에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인다. 날씨는 꿀꿀하고 연휴는 끝을 향해 달린다. 따뜻한 코코아를 한 잔 마시면 써늘해져가는 가슴 한구석이 좀 더워질라나. 그래도 연휴동안 커튼도 빨았고, 읽기 싫어 몇 달도 더 미루던 일 관련 책도 읽어치우고, 옷장정리에 냉장고 청소도 했으니 이만하면 되지 않았을까나. 연휴 마지막날엔 온 도시에 체념의 기운이 흘러넘치는 것 같은건 나만의 착각이겠지만서도. 굿베이...부활절 연휴.. 연휴 후유증에 시달리는 인간들일랑 아랑곳 없이 그들의 삶은 여전히 바빠 보인다. 일용할 양식을 득템하여 기.. 2022. 1. 25. 내겐 너무 험했던 등산로 부활절 연휴의 첫날. 연휴 내내 비가 올 거라는 예보와 달리 어째 하늘은 점점 맑아지고 있었다. 겨우내 못했던 등산을 갈 수 있는 오랜만의 기회라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원래 오늘의 계획은 100년도 더 미뤄오던 커튼빨기였으나... 팽개치고는 서둘러 가까운 등산코스 검색을 시작했다. 이집트에서 놀러온 친구의 스위스 일주 가이드 중인 사메가 두 군데나 등산을 했다는 말을 어제 하길래 내심 부러웠던가 보다. 그리하여 선택한 오늘의 등산로. '당신을 봄으로 안내해드립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ㅎㅎ 그...그런데...길이 많이 가파르다. 그래도 아직 여기까진 양호해서 사진 찍을 기운도 있었지.. 나중엔 급경사 더 급경사가 계속되었다. 서두른 나머지 집에서 가까운 것만 신경 썼지 난이도를 미처 체크.. 2022. 1. 25. 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 '개들의 천국' 이라 이름 붙은 이 곳. 여길 산책할때마다 마구 씐이 난다. 사메 말로는 내 눈에 전원이 팟 들어온다고. ㅎㅎ (평소엔 꺼져있나;) 사진을 잘 들여다보면 사람들마다 개와 함께 있다. 이 구역에서는 목줄이 의무가 아니라서 자유롭게 노니는 개들이 많다. 장난감이라고 해봐야 나뭇가지, 공, 원반 따위가 전부인데 얘네들은 그게 너무나 재미난가 보다. 던지고 물어오는 지극히 단순한 놀이에도 행복으로 가득차 빛나는 개들을 볼 때면 마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행복한 사람들을 보는 것도 흐뭇한 일이지만 개들의 행복한 모습은 뭔지 모를 원초적 가슴 찡함을 동반한다. 나 전생에 개였나? 장남감을 향한 저 집념. 지치지 않는 추진력의 개터보트들. 깊지는 않아도 물살이 꽤 센 편이건만 작달막한 녀석들도 .. 2022. 1. 25. 파스타 엔딩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5. 오늘은 게으르고 싶다 초콜렛은 먹고 싶고, 살 찌는건 싫고. 갈등 끝에 얘네들로 타협하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먹어보겠습니다, 네. 60%까지는 맛있는데 이걸 다 먹은 후가 두렵구나. -_-ㅋㅋ 90%는 과연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맛일까나. 하...뭐하는 짓인가 싶은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초콜렛이란 자고로 단맛을 즐기고자 먹는게 아니던가? 이게 뭐냐고요.. 운동하기 딱 좋은 이 계절을 놓치지 말라고, 여름이 오기 전에 어서어서 비키니 몸매를 완성하라고 피트니스 클럽들은 특가세일 중. 좋지, 좋은데..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 기껏 먹고는 힘들고 괴롭게 운동해서 빼야 하고...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이런 불경스런 생각이나 하며 운동을 게을리한 걸 내일이면 또 폭풍후회 할 지라도 이 순간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2022. 1. 25. 목련꽃 그늘 아래서 흐렸다가, 쌀쌀했다가, 바람이 세게 불다가, 화창했다가- 변덕이 죽 끓듯 하고는 있지만 봄은 부지런히 세를 굳혀가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꽉 오므린 봉오리였던 목련이 오늘은 일제히 피었다. 공원에는 꽃사진 찍으러 온 사진러버들이 가득. 라인강변의 오후는 햇빛 쬐는 이들과 함께 무르익어가고. 한해가 지나고 나면 '지난 봄에 어땠더라, 가을엔 여기 어땠더라' 기억이 안 나기 일쑤라 그게 아쉬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금년부터는 꼭 계절의 변화를 순간 순간 느껴보리라, 집과 사무실 밖에 존재하는 또다른 세상을 놓치지 말고 함께 하리라 마음 먹었더랬다. 지천이 꽃향기로 가득한 이런 아름다운 날, 병아리콩 쉐이크와 토마토 따위로 끼니를 대신하려니 그것이 다만 서글프구나. 양배추가 떡볶이 맛이었으면. 토마토가 .. 2022. 1. 25.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