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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21

[Bali #2] 여행자의 본분 우붓이 조용하다는 건 우리 리조트와 그 주변 마을에나 해당되는 얘기였다. 불과 15분 차를 달렸을 뿐인데 중심가는 완전히 딴세상이었다. 자동차, 오토바이, 호객꾼...거기에 개와 닭들까지 합세한. 이렇게 정신 없는 거리는 처음 본다고 사메가 혀를 내둘렀다. 정신 없기론 둘째 가라면 서러울 이집트 카이로 출신이 이렇게 말하는건 나도 처음 본다. ㅋ 발리 전통과 예술의 중심지라는 우붓은 빠리로 치자면 몽마르뜨, 한국의 삼청동 또는 인사동 쯤에 비유된다고 한다. 간판이 맘에 들어서 이왕이면 이 집에서 먹으려고 했으나 찾으면 꼭 안 보이던 아이스크림 가게. 관광지에서 흔히 파는 조악한 물건들 대신, 석상, 가구 등 스케일이 큰 것도 많고 무엇보다 품질이 훌륭해 보였다. 문제는 천천히 구경하고 사진도 좀 찍고 할.. 2021. 11. 7.
[Bali #1] 지금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7.
[Maldives #5] 일곱번의 노을과 한번의 해오름 게으른 와중에도 매일 빼놓지 않고 한 것은 노을보기, 그리고 저녁 먹고 나서 잠들때까지 밤바다 구경하기. 특별히 가슴 저미는 노을이었던 건 아니지만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참으로 좋았다. 한창 유행하던 아날로그 뭐시기 라는 필터의 색감과 비슷하다. 온통 불그스름하게 물들어가는.. 언뜻 보면 소똥 또는 타조알 같아 보이는...어디에나 등장하는 코코넛. 핑크빛 바다를 열심히 사진에 담는 사람들. 금빛으로 출렁이는 바다를 보는건 하루 중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뜨거운 햇빛이 마침내 잦아들고 뺨을 스치는 바람을 느끼는 순간. 낮잠 자고 팅팅 부은 얼굴로 돌아다니건, 발이 모래 투성이이건 아무래도 괜찮은- 그것이 휴가의 묘미. 노을은 매일 볼 수 있었지만 일출은 떠나는 날 한번밖에 못 본 귀한 것이었다... 2021. 11. 7.
[Maldives #4] 아무것도 안해도 하루는 잘도 간다 휴가동안의 시간은 몇 배로 빨리 흐르지 않던가? 실제로 스위스보다 네 시간이 빠른 몰디브에서는 더욱더 그러했다. 리조트 구석구석을 슬슬 산책하거나, 해변에서 멍 때리거나, 카누를 저어 섬을 고작 딱 한바퀴 돌았을 뿐인데 하루가 다 가버리곤 했다. 움직임을 요하는 모든건 지지리도 못하는 줄 알았던 나에게서 숨은 운동신경(?)을 발견한 것 같다. 노를 쫌 젓는 듯...? 내가 앞에, 사메가 뒷자리에 탔는데 아 글쎄 돌아보니 나 혼자 젓고 있는게 아니겠나. 혼자서도 파워풀하게 잘 젓길래 자기는 그냥 놀았다고. -_-ㅋㅋ 물에 젖으면 천근만근이 되는 이 원피스는 나중에 가차없이 잘려나가게 된다.. 이렇게. 10년만에 장만한 새 MP3 player인지라 몇날 며칠 뿌듯해하는 중. 심심하니 점프샷을 찍어보겠다고 몸.. 2021. 11. 7.
[Maldives #3] 해질녘 낚시 'Sunset fishing' 이라 이름 붙은 excursion을 하고 싶다는 사메에게 "훤한 대낮 다 놔두고 왜 해질녘이 되어서야 낚시배를 띄우는거야?" 물었더니 excursion center 가이드분과 사메가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 알고보니 무식이 통통 튀는 질문이었구만, 푸핫. 내가 알았냐고...해질녘이야말로 입질이 빈번한 황금시간대라는 걸. 워낙 관심 0.01%도 없는 분야라. ㅋㅋ 해 지기 전에 목표점에 당도하기 위해 배를 달린다. 다른 한쌍의 부부는 셀피 삼매경 중. 사메와 가이드분은 수다 중. 드디어 해가 지고...고기 잡는 시간이 돌아왔다. 딱 1시간 준대서 너무 짧지 않나 싶었는데.. 한시간만에 큰 상자에 반이 넘게 잡히는게 평균이라고 두고 보라 한다. 다음날 스노클링 하다가 이 그림에.. 2021. 11. 7.
[Maldives #2] Just the two of us 총지배인이 말하길, 이 리조트는 '완전히 새로운 컨셉의 리조트' 이자 'Real Maldives' 를 추구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신혼부부들이 많이 가는 타 리조트들과 과연 좀 다르긴 했다. 몰디브의 상징과도 같은 물 위의 빌라 대신, 이 리조트에는 울창한 숲속 빌라만 존재한다. 방안에 있는 모든 가구와 소품들은 원목으로 만든 수제품이며 아주 최소한의 금속만이 사용되었다. 뒷마당에 있는 흔들의자나 초가집 쉼터도 모두 자연재료로만 만들어졌다. 깊은 뜻은 잘 알겠는데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 >__ 2021. 11. 7.